최근 6년 해외진출자 분석
절반이상이 국내경력 ‘특급’
해외경력은 5년미만 ‘초급’
해외 건설현장에 나간 기술자의 절반 이상이 국내에선 ‘특급’경력이지만 해외경력만 보면 5년 미만의 ‘초급’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국내용’ 기술자보다 해외 경력자에 대한 체계적인 육성ㆍ지원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11∼2016년까지 최근 6년간 해외 경력 신고 기술자의 등급, 연령, 경력별 현황을 분석했다.
지금까지 해외건설시장에 진출한 인력규모에 대한 개괄적인 통계는 있었지만 과연 ‘누가’ 나갔는지에 대한 세부 자료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건산연에 따르면 최근 6년간 해외시장에 진출해 경력을 신고한 건설기술자가 매년 증가해 1만3300여명을 넘어섰다.
2011년 해외 경력 신고 기술자는 3319명이었다. 이어 2012년(5502명)에 5000명선을 넘어선데 이어 2014년(1만396명)엔 1만명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는 1만3307명을 기록하고 있다. 연평균 증가율이 32%에 달하는 급증세다.
해외진출 건설기술자를 등급별로 보면 양극화 흐름이 두드러진다. ‘특급’ 기술자 비중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초급’ 기술자다. 지난해의 경우 특급이 41.9%, 초급 29.9%, 고급 16.6%, 중급 11.5% 순이었다. 2011년과 비교하면 특급 비중(51.6→41.9%)이 10%포인트 가까이 줄어든 반면 초급 비중(23.5→29.9%)은 6%포인트 넘게 늘었다.
김민형 건산연 선임연구위원은 “해가 거듭될수록 관리자급 고급 기술자보다 단기 속성과정을 거친 초급 기술자들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진출 기술자의 질적 저하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해외 경력 신고 기술자의 과반 이상이 국내 건설기술자 등급으론 특급(41.9%), 고급(16.6%)이지만 해외건설 경력 기준으로 따지면 93.4%가 경력 5년 이하의 ‘초급’ 기술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10년 이상 책임 기술자는 5.8%에 그쳤고 15년 미만의 기술부문 책임자(discipline manager)와 현장소장(site manager)급 기술자는 0.5%(71명) 뿐이다.
연령별로는 40대가 35.9%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30대(32.8%), 50대(20.0%) 순으로 40대 이상이 과반수를 넘겼다. 특히 지난해부터 60ㆍ70대 기술자들의 해외 진출이 급증했다. 2011년 130명에 불과하던 60대 해외경력 기술자가 지난해에는 999명으로 집계됐다. 70대 이상도 89명이나 됐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에 필요한 엔지니어링 분야의 사업책임자급이나 기술부문 책임자급, 시공분야의 현장소장급 등의 고급 기술자는 단기간에 양성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해외건설시장이 부침이 크다보니 내리막일 때는 인력기반이 한꺼번에 무너지고 오름세일 땐 사람이 없어 아우성”이라며 “기존 인력기반이 상실되지 않도록 인력풀(pool)을 구축하고 경력 인센티브 확대, 소득세 면세범위 확대 등 제도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6년간 해외진출 건설기술자 추이>
2011년 3319명
2012년 5502명
2013년 7839명
2014년 1만396명
2015년 1만2209명
2016년 10월 1만3307명
김태형기자 kth@